크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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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프 사(Friedrich Krupp AG)는 400년 이상 철강 생산과 군수품, 병기 제조로 유명했던 크루프 가문이 19세기 창업한 기업이다.
이미 30년 전쟁 당시부터 군수품을 공급했던 크루프 가문은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세계 대전 때까지도 유럽의 가장 막강한 가문 중 하나로서 독일 최고의 무기 제조사로 기능하여 곡사포, 유보트, 전차, 전함, 화기 등 100여 가지에 이르는 각종 군수 물자를 생산하였고, 20세기 초반에는 유럽 최대 규모의 회사에 이른다.
크루프 가문은 1587년 아른트 티센이라는 이름의 상인이 에센으로 이사한 뒤 상인 길드에 가입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그는 여러 가문이 흑사병을 피하기 위해 도시를 떠나면서 주인을 잃은 사유지를 사들였고, 곧 도시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하나가 된다. 아른트 사후 그의 자손들은 30년 전쟁 당시를 기점으로 소형 화기를 생산하기 시작하였고 축융기, 탄광, 단조 공장 등을 소유하게 된다. 나폴레옹 전쟁 대에 이르러 1816년 프리드리히 크루프가 Gusstahlfabrik를 설립해 제련된 강철을 생산하면서, 그의 아들 알프레드 크루프 하에 거대 철강 기업으로서 세계를 거의 1세기 가까이 지배할 초석이 마련된다. 1859년 이후로 크루프 사는 프로이센 왕국의, 그 이후로는 독일 제국의 무기 제조사가 된다.
크루프는 군수 물자 외에도 미국에서 철도 건설에 사용되는 강철을 생산하였다. 크루프에서 생산한 강철은 1929년 크라이슬러 빌딩의 최고층 부분이나 마리아나 해구 첫 탐사 당시 사용된 잠수정 등에 사용되었으며, 제3제국 당시에는 아돌프 히틀러를 지지하여 강제 노동에 동조하였다. 종전 후에는 거의 모든 부분이 처음부터 재건되어 다시끔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이 되었으나 1967년 경기 불황으로 심각한 손해를 입은 후, 1999년 티센과 합병해 산업 복합기업인 티센크루프가 된다.
크루프는 역사적으로 유럽에서 발발한 전쟁과 관련하여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다양한 충돌 및 전쟁 상황에서 군수 물자 공급원 역할을 한 크루프는 전쟁과 그에 뒤따르는 대학살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