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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학습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학습을 하는 대안교육 위키백과, 무료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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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학습(在宅學習)은 홈스쿨링(영어: homeschooling) 또는 재택교육(在宅教育)이라고도 불리며, 법정 의무교육 연령의 아동이 학교에 등록하는 대신, 가정을 중심으로 교육을 받는 대안적 교육 형태를 말한다.[1] 부모나 법적 보호자가 교육의 주체가 되어 자녀의 교육 과정, 내용, 방식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단순히 집에서 공부하는 것을 넘어, 교육 철학과 가치관을 실현하는 능동적인 교육 활동으로 인식된다.
개요
재택학습은 공교육 및 사교육 기관의 제도권 밖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학습자는 정해진 시간표와 획일적인 교육 과정에서 벗어나 자신의 흥미와 적성, 학습 속도에 맞는 개별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육의 주체인 부모는 자녀의 교육 내용 전반에 대해 완전한 통제권과 책임을 지게 된다.
21세기에 들어 재택학습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활성화되어 있다. 코로나19 범유행을 거치면서 원격 수업이 보편화되고 학교 교육의 한계가 드러나자, 재택학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2] 다만, 이는 학교의 교육 과정을 온라인으로 이수하는 원격 학습과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재택학습은 교육의 주권이 학교가 아닌 가정에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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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고대부터 근대까지
공교육 제도가 확립되기 이전, 인류의 역사는 곧 재택학습의 역사였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귀족들은 가정교사를 두어 자녀를 교육했으며, 중세 시대에는 수도원이나 장인의 도제식 교육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교육이 가정 내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한국의 역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조선 시대의 양반 가문에서는 서당 교육과 더불어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가풍과 학문을 가정에서 전수했다.
현대적 재택학습 운동의 태동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서구 사회에 산업화가 진행되고 국가 주도의 의무교육 제도가 도입되면서, 가정 중심의 교육은 급격히 쇠퇴하고 학교가 보편적인 교육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1970년대, 획일적이고 권위적인 학교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현대적 의미의 재택학습 운동이 시작되었다. 미국의 교육 개혁가 존 홀트는 저서 『학교는 어떻게 아이들을 실패하게 만드는가』를 통해 학교가 아이들의 타고난 호기심과 학습 능력을 억압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아동의 자발적 탐구를 존중하는 언스쿨링 개념을 제창하며 재택학습 운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3]
초기에는 존 홀트와 같은 진보적 교육 철학을 지지하는 이들이 운동을 이끌었으나,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복음주의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보수적 학부모들이 대거 합류했다. 이들은 공립학교의 세속적인 교육 내용(예: 진화론)과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며,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택학습을 선택했다.[4] 이 두 흐름이 결합하면서 재택학습은 미국 사회에서 중요한 교육적 대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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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학습의 이유
가정마다 재택학습을 선택하는 동기는 복합적이지만,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다.[5]
- 학교 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만: 획일적인 교육과정과 표준화 시험 위주의 교육, 과도한 경쟁 구도, 교사의 역량 부족 등 공교육 시스템의 질적 문제에 실망한 경우.
- 종교적·도덕적 신념 교육: 특정 종교의 교리나 가정의 윤리관을 교육의 중심에 두고자 할 때. 학교의 세속주의 교육과 가치관 충돌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 자녀의 특수한 교육적 필요: 영재 아동, 학습장애나 ADHD를 가진 아동, 만성 질환으로 통학이 어려운 아동 등 개별적인 지원과 맞춤형 교육과정이 필요한 경우.
- 안전한 교육 환경에 대한 요구: 집단따돌림, 학교 폭력, 교내 범죄, 유해한 또래 문화 등 물리적·정서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환경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고자 하는 경우.
- 교육의 자율성과 유연성 추구: 특정 예체능 분야의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거나, 잦은 이사나 여행을 하는 가정, 또는 자녀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설계하고자 하는 경우.
유형 및 방법
재택학습은 교육 철학과 방법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다.
- 스쿨앳홈: 가장 전통적인 방식으로, 학교에서 사용하는 커리큘럼, 교과서, 시간표를 가정에 그대로 적용한다. 구조적이고 체계적이지만, 재택학습의 장점인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 고전적 교육: 서양의 전통적인 인문 교양 교육에 뿌리를 둔다. 발달 단계에 따라 문법(지식 습득), 논리(분석과 비판), 수사학(자기표현)의 3단계로 나누어 고전어(라틴어 등), 역사, 문학, 논리학 등을 심도 있게 가르친다.
- 샬롯 메이슨 방법: 19세기 영국 교육가 샬롯 메이슨의 철학에 기반한다. "교육은 분위기, 훈련, 삶 그 자체"라는 원칙 아래, 살아있는 책, 자연 관찰, 예술 감상, 내레이션(자신이 읽고 배운 것을 말로 설명하는 것) 등을 강조한다.
- 언스쿨링: 정해진 교육 과정 없이 아동의 내재적 호기심과 흥미를 학습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부모는 교사가 아닌 조력자 역할을 하며, 자녀가 질문하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움이 일어나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방임과는 명확히 구별되는 적극적인 교육 철학이다.
- 절충식 재택학습: 대부분의 재택학습 가정이 채택하는 방식으로, 특정 방법론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교육 방식의 장점을 취사선택하여 가정의 철학과 자녀의 성향에 맞게 조합하는 형태이다. 예를 들어, 수학은 전통적인 교재를 사용하고, 역사는 살아있는 책을 읽고, 과학은 프로젝트 기반으로 탐구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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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과 단점
장점
- 최적화된 맞춤형 교육: 학습자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여 1:1로 지도하므로 교육 효율이 매우 높다.
-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신장: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 능력과 학습에 대한 내적 동기가 강화된다.
- 깊이 있는 학습 가능: 정해진 진도에 얽매이지 않고, 자녀가 흥미를 보이는 주제에 대해 시간제한 없이 깊이 파고들 수 있다.
- 긍정적 가족 관계 형성: 부모와 자녀가 교육을 매개로 함께 성장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강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 유연성을 통한 다양한 경험: 박물관, 도서관, 자연 등을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고, 평일 낮 시간을 이용해 다양한 체험 활동과 사회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단점
- 사회성 발달 기회 부족에 대한 우려: 다양한 배경을 가진 또래 집단과의 상호작용이 부족하여 사회적 기술 습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비판점이다. (단, 많은 재택학습 가정이 커뮤니티 활동, 동아리, 봉사활동 등을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보완한다.)
- 부모의 교육적·정서적 부담: 한두 명의 부모가 전 과목을 가르쳐야 하므로 전문성 부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24시간 자녀와 함께하며 발생하는 정서적 소진도 큰 어려움이다.
- 경제적 부담과 경력 단절: 한쪽 부모(주로 어머니)가 교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가계 소득 감소와 경력 단절로 이어진다. 교재비, 체험 활동비 등 교육비 또한 만만치 않다.
- 제도적 지원 및 정보 부족: 특히 한국과 같이 법제화되지 않은 곳에서는 공교육 시스템이 제공하는 각종 지원(특수교육, 상담, 진로 정보 등)에서 배제되기 쉽다.
- 학력 인정 문제: 재택학습 이후 상급학교 진학이나 사회 진출 시, 학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별도의 검정고시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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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법적 지위 및 현황
대한민국
대한민국 헌법 제31조는 모든 국민의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와 부모의 자녀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6] 그러나 초·중등교육법 제13조(취학 의무)는 보호하는 자녀를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 보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7]
이처럼 상위법(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권리와 하위법(초·중등교육법)이 강제하는 취학 의무가 충돌하여, 재택학습은 법적으로 허용되지도 금지되지도 않은 법적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8] 현실적으로는 정원 외 관리 대상으로 분류되어 사실상 묵인되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불안정한 지위임을 의미한다.
2020년대 들어 재택학습 가정의 권익 보호와 제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국회에서 관련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에 있다.
미국
미국은 50개 주 전체에서 재택학습이 합법이며, 약 310만 명 이상의 학생이 재택학습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9] 연방정부 차원의 법은 없으며, 교육 정책이 각 주의 고유 권한이므로 규제 수준은 주마다 천차만별이다.
기타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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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과 논쟁
재택학습은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다음과 같은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 사회화 논쟁: 비판자들은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의 경험이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옹호론자들은 학교의 인위적인 연령별 집단보다는 지역 사회의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과 교류하는 자연적 사회화가 더 긍정적이라고 반박한다.
- 학업 성취도와 교육의 질: 부모가 모든 과목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재택학습 옹호 측은 다수의 연구 결과에서 재택학습 학생들의 평균 학업 성취도가 오히려 높게 나타난다고 주장하며, 이는 1:1 교육의 효율성 덕분이라고 설명한다.[12]
- 아동 학대 및 방임 은폐 가능성: 아동이 정기적으로 교사와 접촉하는 학교 시스템에서 벗어날 경우,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학대나 방임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13]
- 사상적 편향성: 일부 재택학습이 특정 종교나 정치적 이념을 주입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 아동이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기르지 못하고 편협한 가치관을 갖게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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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보기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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