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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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연료(核燃料, 영어: nuclear fuel)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핵분열 반응을 통해 내는 방사성물질을 말한다.
핵연료는 발전용 원자로 내에서 중성자를 흡수해 핵분열을 일으킴으로써 열을 발생시키는 데 필요한 재료이며, 연구용 원자로에서는 핵분열을 일으켜 중성자와 열을 생산하는 물질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국내 원자력발전소는 가압경수로형과 가압중수로형이 있다. 경수로형에서는 우라늄-235 함량 3~5%의 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중수로형에서는 우라늄-235 함량 0.7%의 천연우라늄을 그대로 쓰고 있다. 또한 연구로에서는 대부분 20% 농축도의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하지만, 초창기 연구로에서는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이 쓰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원자로에서 핵연료는 막대모양의 봉으로 되어 있으며, 여러 개의 핵연료봉을 묶어 핵연료집합체로 사용한다. 국내 가압경수로에서 쓰는 연료봉은 우라늄산화물인 이산화우라늄(UO2)을 지름 약 8.5mm, 높이 11~14mm의 원통형의 소결체로 제조한 것을 지름 약 9.5mm, 길이 4m의 피복관에 장전시켜 사용한다. 피복관에는 약 380개의 소결체와 소결체의 움직임을 방지하는 스프링을 넣고, 연료봉 내를 헬륨기체로 충전한 후 봉단마개를 용접해 제조한다. 이러한 연료봉 230~270개를 다발로 묶어 정사각형 형태로 만든 것을 '핵연료집합체'라고 한다.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이러한 핵연료집합체를 원자로 1기당 150~210개 정도를 장전해 운전하게 된다. 핵연료집합체는 연료봉 외에도 안내관, 지지격자, 상하단고정체, 계기관 등으로 구성된다.
소결체 한 개에는 우라늄이 약 5.2g 정도 포함되며, 전력 생산량으로 계산하면 약 1,800kWh로, 4인 가구가 8개월 정도 쓸 수 있는 분량이다. 따라서 핵연료집합체 1기의 질량은 약 655kg 정도가 되고, 그 가운데 우라늄은 약 431kg쯤 된다. 핵연료집합체 1다발의 전력생산량은 약 1억 7천만kWh로 약 6만 가구가 1년 정도 쓸 수 있는 전기 에너지에 해당한다.
중수로에서 사용하는 핵연료는 소결체의 지름이 약간 더 커서 10.2mm이며, 소결체 약 31개를 길이 50cm의 피복관에 넣어 연료봉으로 만들고, 연료봉 37개를 원통형의 다발로 묶어 사용하므로 질량이 24kg 정도 된다.
핵연료는 원자력발전소의 가장 핵심 요소인데, 소결체 재료인 이산화우라늄(UO2)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된 화합물로, 용융온도가 약 2,850℃이다. 이산화우라늄 소결체는 핵분열 시 발생하는 방사성물질들을 안전하게 가두어 두는 1차 방호벽 역할을 한다. 또한 소결체를 감싸고 있는 핵연료 피복관은 방사성 물질이 냉각재로 유출되지 않도록 막아 주는 2차 방호벽 역할을 한다.
한편, 연구용 원자로들은 대부분 출력되는 열이 많지 않고, 운전온도가 낮아서 초기에는 알루미늄과 90% 이상 고농축우라늄 합금을 연료로 사용했으나, 이후에는 농축도를 20%로 낮춘 우라늄과 실리콘 합금으로 만든 심재를 알루미늄 피복으로 감싼 연료봉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도 이러한 연료봉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핵연료 성능을 더 높인 우라늄과 몰리브덴 합금의 핵연료가 개발되어 부산시 기장구에 건설 중인 연구로에는 우라늄과 몰리브덴 합금 핵연료를 사용할 예정이다.
핵연료는 무거운 원소가 포함되어 있어, 이 원소가 핵분열로 인한 연쇄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235U과 239Pu이 주로 쓰인다. 핵연료를 사용하기 위해 채광, 정제, 사용, 처분까지 걸리는 과정을 통틀어 핵연료 주기라고 말한다.
모든 핵연료가 핵분열을 이용하는 원자로에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플루토늄-238과 다른 원소들은 방사성동위원소 열전기 발전기에서 열원으로 사용되거나, 다른 원자력 전지의 에너지 원으로 사용된다. 3H (삼중수소)같은 가벼운 원소는 핵융합의 연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