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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트아미노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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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트아미노펜(영어: Acetaminophen) 또는 파라세타몰(영어: Paracetamol)은 해열 및 진통 작용을 하는 약물이다. 미국, 캐나다, 일본 등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유럽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는 파라세타몰(para-acetylaminophenol의 축약어)로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일반의약품 중 하나로, 두통, 근육통, 감기, 발열 등 경도 및 중등도의 통증과 열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8]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와 자주 비교되지만, 말초 조직에서의 항염증 효과가 매우 미미하여 전형적인 NSAID로 분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NSAID 복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위장관 출혈이나 신장 기능 저하와 같은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상품명으로는 타이레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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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아세트아미노펜의 역사는 19세기 후반 대체 진통제를 찾으려는 노력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널리 쓰이던 아스피린은 위장 장애 부작용이 있었고,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1886년, 스트라스부르 대학교의 아돌프 쿠스마울 교수의 조수들이 실수로 아세트아닐라이드를 환자에게 투여했는데, 놀랍게도 해열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곧 안티페브린이라는 이름으로 상품화되었으나, 과다 복용 시 청색증을 유발하는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이라는 심각한 독성이 발견되었다.[9]
이에 대한 대안으로 1887년 바이엘사의 화학자 오스카 힌스베르크가 페나세틴을 개발했다. 페나세틴은 독성이 적어 수십 년간 널리 사용되었으나, 장기 복용 시 만성 신부전 및 방광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밝혀져 점차 시장에서 퇴출되었다.[10]
아세트아미노펜 자체는 1877년 존스 홉킨스 대학의 하먼 노스럽 모스에 의해 처음 합성되었으나[11], 그 가치는 70년 가까이 잊혀 있었다. 1948년,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팀(버나드 브로디, 줄리어스 액설로드, 데이비드 레스터)은 페나세틴과 아세트아닐라이드의 진통 효과가 체내에서 공통 대사물질인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전환되기 때문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또한 이들은 아세트아미노펜이 모화합물들의 독성을 유발하지 않는 안전한 물질임을 밝혀냈다.[12]
이 획기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1955년, 미국 맥닐 연구소가 어린이용 해열제로 타이레놀 엘릭서를 처방의약품으로 처음 출시했다. 이후 성인용 제형이 개발되고 1960년대에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되면서 아세트아미노펜은 전 세계적인 진통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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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합성
산업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은 주로 페놀로부터 합성된다. 일반적인 합성 경로는 다음과 같다.
- 질화: 페놀을 질산과 반응시켜 오르토와 파라 위치에 나이트로기(-NO₂)가 붙은 혼합물을 만든다.
- 분리: 이성질체 혼합물에서 원하는 파라-나이트로페놀을 증류를 통해 분리한다.
- 환원: 파라-나이트로페놀의 나이트로기를 소듐 보로하이드라이드나 촉매를 이용한 수소화 반응을 통해 아미노기(-NH₂)로 환원시켜 파라-아미노페놀을 얻는다.
- 아세틸화: 마지막으로 파라-아미노페놀을 아세트산 무수물과 반응시켜 아민 그룹을 아세틸화하면 최종 산물인 아세트아미노펜이 생성된다.
이 방법은 높은 수율과 경제성으로 인해 현재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합성법이다.
작용 기전
아세트아미노펜의 정확한 작용 기전은 여전히 연구가 진행 중인 복잡한 주제이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 중추신경계 COX 억제: 주된 가설은 아세트아미노펜이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시클로옥시게나제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한다는 것이다. 특히 과산화물 농도가 낮은 환경인 뇌에서 COX-2 효소의 활성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이를 통해 통증과 발열을 매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감소시킨다. 반면, 염증이 발생한 말초 조직은 과산화물 농도가 높아 아세트아미노펜의 COX 억제 활성이 매우 약해지므로, 소염 작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13] 초기에는 COX-1의 변이체인 'COX-3'가 주된 표적이라는 가설이 있었으나, 현재는 COX-3가 인간에게는 기능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 내인성 칸나비노이드 시스템 조절: 아세트아미노펜은 간에서 일부가 p-아미노페놀로 대사된 후, 뇌에서 아라키돈산과 결합하여 AM404라는 물질을 형성한다. 이 AM404는 내인성 칸나비노이드인 아난다미드의 재흡수를 억제한다. 그 결과 시냅스 내 아난다미드 농도가 증가하여 칸나비노이드 수용체 CB1을 활성화시키고, 이는 통증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효과를 낳는다.[14]
- 세로토닌 경로 활성화: 아세트아미노펜은 척수의 하행성 세로토닌 억제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뇌에서 척수로 내려오는 통증 억제 신호를 강화하여 진통 효과에 기여한다.
약동학
- 흡수: 경구 투여 시 위장관에서 빠르고 거의 완전하게 흡수된다. 복용 후 30분에서 60분 이내에 최고 혈중 농도에 도달한다.
- 분포: 체내 조직에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며, 혈장 단백질 결합률은 치료 농도에서 약 10-25%로 낮은 편이다.
- 대사: 약 90-95%가 간에서 대사된다. 주된 대사 경로는 글루쿠론산 포합(약 60%)과 황산 포합(약 35%)으로, 이 과정을 통해 수용성의 무독성 물질로 전환되어 소변으로 배설된다. 약 5% 미만은 시토크롬 P450 효소계(주로 CYP2E1)에 의해 독성 대사물질인 NAPQI로 전환된다.
- 배설: 반감기는 약 2시간이며, 대부분(90% 이상)이 24시간 이내에 대사체의 형태로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된다.
용법 및 용량
아세트아미노펜의 용량은 환자의 연령과 체중에 따라 조절된다. 과다 복용 시 심각한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지켜야 한다.
- 성인 및 12세 이상 청소년: 1회 500–1,000 mg을 4–6시간 간격으로 복용한다. 24시간 동안 최대 4,000 mg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알코올을 정기적으로 섭취하거나 간질환이 있는 경우, 최대 용량을 줄여야 할 수 있다.
- 소아: 체중 kg당 10–15 mg을 4–6시간 간격으로 투여한다. 하루 최대 5회, 총 75 mg/kg을 넘지 않도록 한다. 소아용 시럽이나 현탁액은 정확한 계량을 위해 동봉된 계량컵이나 스푼을 사용해야 한다.
서방형 제제는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되어 약효가 8시간까지 지속된다. 따라서 복용 간격을 반드시 준수해야 의도치 않은 과다 복용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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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능 및 효과
아세트아미노펜은 경도 및 중등도의 통증과 발열에 대한 1차 선택 약물로 널리 사용된다.
- 해열: 감기, 독감 등으로 인한 발열을 효과적으로 낮춘다. 시상하부의 체온 조절 중추에 작용하여 열을 발산시킨다.
- 진통: 두통(특히 긴장성 두통), 치통, 생리통, 근육통, 신경통, 경미한 관절통 등에 효과가 있다. 골관절염 통증 완화에도 사용되지만,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NSAID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15]
- 다중 진통요법: 수술 후 통증 관리 시, 아편유사 진통제와 병용하여 오피오이드 사용량을 줄이고 부작용을 경감시키는 목적으로 정맥 주사 제형이 널리 사용된다.
최근의 일부 대규모 연구에서는 급성 요통(허리 통증)에 대한 아세트아미노펜의 효과가 위약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16]
부작용 및 독성
적정 용량에서는 매우 안전하지만, 과다 복용은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급성 간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간독성 기전 및 증상
아세트아미노펜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소량의 독성 물질 NAPQI는 간의 항산화 물질인 글루타티온에 의해 즉시 중화된다. 그러나 권장 용량을 초과하여 복용하면 간의 글루타티온이 고갈되고, 남은 NAPQI가 간세포의 단백질 및 세포막과 비가역적으로 결합하여 광범위한 간세포 괴사를 일으킨다.[17] 만성적인 음주는 글루타티온 수치를 감소시키고 NAPQI를 생성하는 CYP2E1 효소를 유도하므로, 적은 용량의 아세트아미노펜에도 간 손상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다.
과다 복용 후 증상은 4단계로 나타난다:
- 1단계 (0–24시간): 구역, 구토, 창백함 등 비특이적 증상. 혈액 검사는 정상일 수 있다.
- 2단계 (24–72시간): 초기 증상이 완화되나, 간 수치(AST, ALT)가 상승하기 시작하며 우상복부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 3단계 (72–96시간): 간부전이 최고조에 달하며 황달, 응고장애, 간성뇌증 등이 나타난다. 이 시기가 가장 치명적이다.
- 4단계 (4일–2주): 생존할 경우 간 기능이 점차 회복된다. 회복은 수 주에서 수 개월이 걸릴 수 있다.
해독제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의 표준 해독제는 N-아세틸시스테인이다. NAC는 글루타티온의 전구체 역할을 하여 고갈된 글루타티온을 보충하고, NAPQI와 직접 결합하여 독성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과다 복용 후 8시간 이내에 투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이후에도 간 손상을 줄일 수 있다.
기타 부작용
드물게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독성 표피 괴사 용해와 같은 심각한 피부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발진,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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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환자군에서의 사용
- 임산부 및 수유부: 아세트아미노펜은 태반을 통과하고 모유로 분비되지만, 치료 용량에서는 임신 및 수유 중 비교적 안전한 해열진통제로 간주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사용하기보다는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 후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 유효 용량으로 최단 기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 간질환 환자: 만성 간질환 환자는 글루타티온 저장량이 적을 수 있어 간독성 위험이 높다. 따라서 하루 최대 허용 용량을 2,000-3,000 mg으로 줄여야 할 수 있다.
- 신질환 환자: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도 대사체 배설이 지연될 수 있으므로, 복용 간격을 늘리는 등 용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
약물 상호작용
- 알코올: 급성 및 만성적인 음주는 간독성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 하루 세 잔 이상의 술을 정기적으로 마시는 사람은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전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 와파린: 하루 2,000 mg 이상의 아세트아미노펜을 장기간 병용하면 항응고제인 와파린의 효과를 증대시켜 INR 수치를 높이고 출혈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 효소 유도제: 페니토인, 카르바마제핀 같은 항경련제나 이소니아지드(결핵약), 리팜피신 등은 CYP450 효소를 유도하여 독성 대사물질인 NAPQI 생성을 증가시켜 간독성 위험을 높인다.
사건 및 사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 연관 가능성 경고 사건
2025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임산부에게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의 연관 가능성을 경고하며 복용 중단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발언하며, 자신의 행정부가 아세트아미노펜의 위험성을 의사들에게 알리도록 식품의약국에 지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한 이후 나온 조치로, 그의 평소 신념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발표는 즉각적으로 의학계와 과학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미국 산부인과 학회를 비롯한 주요 의료 전문가 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이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 사이의 인과 관계가 입증되지 않았음을 재차 강조하며, 대통령의 발언이 임산부에게 불필요한 혼란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고열과 같은 의학적 필요가 있을 때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태아에게 더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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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Wikiwand -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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