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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성 애도 장애(영어: Prolonged Grief Disorder, PGD)는 가까운 사람을 사별한 후 경험하는 정상적인 애도 반응의 범위를 벗어나, 고통스러운 슬픔과 기능 장애가 장기간 지속되는 상태를 가리키는 정신질환이다. 과거에는 복합적 비애 등으로 불렸으며, 세계보건기구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판미국정신의학회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 개정판에 정식 진단명으로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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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정보 지속성 애도 장애, 다른 이름 ...

주요 특징은 고인에 대한 강렬하고 지속적인 갈망과 고인에 대한 생각이나 기억에 대한 집착이다. 이로 인해 개인은 일상생활, 사회적, 직업적 기능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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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애도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거나 복잡해지는 현상에 대한 개념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나, 이를 별개의 정신질환으로 분류하려는 시도는 1990년대부터 본격화되었다. 홀리 프리거슨 교수와 캐서린 시어 교수 등은 정상적인 애도와 구분되는 병리적 상태가 존재함을 주장하며 복합적 비애라는 용어를 제안하고 진단 기준을 연구했다.[2]

초기에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인 애도를 병리화한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연구가 축적되면서 지속성 애도 장애가 주요우울장애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는 다른 고유한 증상 양상과 신경생물학적 기전을 가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18년 ICD-11에, 2022년에는 DSM-5-TR에 정식 진단명으로 포함되면서 독립된 질환으로 공인받게 되었다.

원인 및 위험 요인

지속성 애도 장애는 단일 원인이 아닌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 상실의 특성: 죽음이 갑작스럽거나, 폭력적이거나, 예기치 못했을 경우(예: 사고, 자살, 살인)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자녀를 잃은 경우 발병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개인적 요인: 과거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병력이 있거나, 고인에 대한 의존성이 높았던 경우, 또는 불안정 애착 유형을 가진 사람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 사회적 및 환경적 요인: 사별 후 주변의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거나, 추가적인 생활 스트레스 요인이 많을 경우 애도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

신경화학적 및 심리적 측면

신경생물학적 기전

지속성 애도 장애는 뇌의 보상 회로와 관련이 깊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연구에 따르면, 지속성 애도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고인을 떠올리게 하는 단서에 노출되었을 때 중독과 유사하게 뇌의 측좌핵이 활성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고인과의 재결합에 대한 강렬한 갈망을 신경학적으로 설명하는 기전으로 제시된다.[3]

이는 슬픔과 무기력이 특징인 주요우울장애와는 구별되는 지점이다. 우울장애가 보상에 대한 반응 감소를 보이는 반면, 지속성 애도 장애는 특정 대상(고인)에 대한 보상 추구(갈망)가 병적으로 지속되는 상태로 볼 수 있다.

심리적 기전

  • 애착 이론: 존 보울비의 애착 이론에 따르면, 애도는 애착 대상의 상실에 따른 자연스러운 분리 불안 반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애착 대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내적 표상을 수정한다. 그러나 지속성 애도 장애 환자들은 이러한 심리적 적응에 실패하고, 고인이 여전히 돌아올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희망이나 믿음에 고착되는 경향이 있다.
  • 이중 과정 모델: 스트뢰베와 슈트가 제안한 모델로, 건강한 애도 과정은 상실 중심 대처(loss-oriented coping, 슬픔에 집중)와 회복 중심 대처(restoration-oriented coping, 새로운 삶에 적응) 사이를 유연하게 오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지속성 애도 장애는 상실 중심 대처에 고착되어 회복 중심 대처로 전환하지 못하는 상태로 이해될 수 있다.[4]

치료

지속성 애도 장애는 일반적인 슬픔 상담이나 전통적인 정신과 치료(예: 우울증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특화된 심리치료가 필요하다.

지속성 애도 장애 치료(PGDT)

가장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은 캐서린 시어 교수가 개발한 지속성 애도 장애 치료(Prolonged Grief Disorder Therapy, PGDT)이다. 이 치료는 16회기로 구성된 구조화된 프로그램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를 포함한다.[5]

  1. 심리 교육: 애도의 정상 및 비정상 과정에 대해 교육한다.
  2. 애도 강도 모니터링: 자신의 슬픔 수준을 매일 추적하며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돕는다.
  3. 미래를 향한 목표 설정: 고인이 없는 삶에서 의미 있는 목표를 다시 설정하도록 돕는다.
  4. 사별 이야기 재방문: 고인이 사망하던 순간의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며, 트라우마적 요소를 다루고 회피를 줄인다.
  5. 기억 다루기: 고인과의 긍정적이고 즐거운 기억을 회상하며, 슬픔과 함께 소중한 기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돕는다.
  6. 상상 대화: 고인과 상상 속에서 대화를 나누며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을 전하고 관계를 재정립한다.

약물 치료

현재까지 지속성 애도 장애 자체를 표적으로 승인된 약물은 없다. 그러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같은 항우울제는 공존하는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치료의 핵심은 여전히 특화된 심리치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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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후

지속성 애도 장애는 치료받지 않을 경우 만성화되어 수년, 혹은 수십 년간 지속될 수 있다. 이는 심각한 삶의 질 저하, 대인관계 문제, 신체 건강 악화, 그리고 자살 사고 및 시도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PGDT와 같은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경우 예후는 매우 긍정적이다. 다수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PGDT는 일반적인 심리 상담이나 항우울제 단독 치료보다 월등히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치료를 통해 환자들은 애도의 고통을 줄이고, 고인과의 건강한 관계를 재정립하며, 의미 있는 삶을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같이 보기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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