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질문
타임라인
채팅
관점
퍼스트 레이디
사회에서 지도적 지위에 있는 여성 위키백과, 무료 백과사전
Remove ads
퍼스트 레이디(영어: First lady)는 공화제 국가에서 국가 원수, 특히 대통령의 배우자를 지칭하는 명예 칭호이다. 이 용어는 본래 미국에서 대통령의 부인을 부르는 말로 시작되었으나, 현대에는 대통령제 국가가 보편화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관용적인 표현이 되었다. 남성이 국가 원수인 경우 그의 아내를 퍼스트 레이디라고 부르며, 반대로 여성이 국가 원수인 경우에는 그 배우자를 퍼스트 젠틀맨이라고 칭하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전통적으로 타인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단어인 영부인이라는 호칭이 대통령의 배우자를 지칭하는 고유명사처럼 사용되어 왔다.[1] 퍼스트 레이디는 선출직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권한은 없으나, 대통령의 최측근 조언자이자 국가의 얼굴로서 막강한 상징적 권위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Remove ads
역사와 유래
퍼스트 레이디라는 용어의 기원과 정착 과정은 미국 대통령제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미합중국 건국 초기에는 대통령의 부인을 지칭하는 공식적인 칭호가 부재했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부인 마사 워싱턴은 레이디 워싱턴이라고 불렸으며, 이후의 대통령 부인들은 프레지던트리스 혹은 단순히 미세스 프레지던트 등으로 다양하게 호칭되었다.
현대적인 의미에서 퍼스트 레이디라는 용어가 문헌상으로 확인된 것은 1838년의 신문 기사였으나,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1849년이었다. 당시 재커리 테일러 대통령은 제4대 대통령 제임스 매디슨의 부인인 돌리 매디슨의 장례식에서 그녀를 추모하며 "반세기 동안 우리들의 퍼스트 레이디였다"라고 칭송했다고 전해진다.[2] 이후 1877년 언론인 메리 클레머 에임스가 러더퍼드 B. 헤이스 대통령의 취임식을 보도하며 그의 부인 루시 웹 헤이스 여사를 지칭하는 공식 용어로 사용함으로써 미국 전역에 정착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미국 문화의 영향력 확대와 함께 이 용어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으며, 비영어권 국가에서도 번역하지 않고 원어 그대로 사용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자국어 호칭과 혼용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Remove ads
지위와 역할
퍼스트 레이디는 헌법이나 법률에 의해 규정된 공식적인 직직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 원수의 배우자로서 수행해야 할 공적 역할과 기대되는 의무는 시대가 흐름에 따라 점차 제도화되고 확장되는 추세이다. 이들의 역할은 크게 의전적 역할, 내조적 역할, 그리고 정책적 역할로 구분할 수 있다.[3]
가장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역할은 국가 원수의 관저를 관리하고 국빈을 맞이하는 안주인으로서의 기능이다. 이는 단순히 손님을 접대하는 것을 넘어, 국빈 만찬을 주재하고 관저의 인테리어를 관리하며 국가의 문화적 품격을 드러내는 중요한 외교적 행위로 간주된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시 동행하여 상대국 정상 배우자와의 교류를 통해 딱딱한 정상 외교를 부드럽게 만드는 소프트 외교를 수행하기도 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거나 특정 공익 캠페인을 주도하는 정책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엘리너 루즈벨트는 적극적인 인권 운동을 펼치며 남편의 정책에 깊이 관여했고, 재클린 케네디는 문화 예술 진흥에 힘썼으며, 미셸 오바마는 아동 비만 퇴치 운동인 렛츠 무브 캠페인을 주도했다.[4] 이러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의 백악관에는 퍼스트 레이디를 보좌하는 공식 기구인 영부인실이 설치되어 있으며, 비서실장, 대변인, 의전 비서관 등 전문 인력이 배정된다.
Remove ads
논란과 비판
퍼스트 레이디의 역할이 확대됨에 따라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가장 근본적인 쟁점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는 점이다. 국민은 대통령을 선출했을 뿐 그 배우자를 선출한 것은 아니므로, 법적 권한이 없는 배우자가 국정에 개입하거나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퍼스트 레이디가 남편의 권력을 등에 업고 인사 전횡을 일삼거나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퍼스트 레이디의 활동에 투입되는 예산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도 존재한다. 의전 의상비, 전담 수행원 인건비, 해외 순방 비용 등 막대한 세금이 법적 근거가 모호한 상태에서 집행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일부 국가에서는 퍼스트 레이디의 예산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거나 활동 범위를 법적으로 제한하려는 입법적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의 퍼스트 레이디
각국의 정치 체제와 문화적 배경에 따라 퍼스트 레이디의 위상은 다르게 나타난다.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 프랑스, 한국 등의 국가에서는 퍼스트 레이디가 대중의 큰 관심을 받으며 준공직자로서의 대우를 받는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법적으로 명시된 직함은 아니지만 프리미에르 담이라 불리며 엘리제 궁 내에 전담 조직과 예산을 배정받아 활동한다. 반면 의원 내각제 국가인 독일이나 영국 등에서는 총리의 배우자가 대외 활동을 자제하거나 본업을 유지하며 조용한 내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역사적으로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 사례로는 아르헨티나의 에바 페론이 대표적이다. 그녀는 노동부 장관에 준하는 권한을 행사하며 빈민 구제 활동에 앞장서 '성녀'로 추앙받았으나 동시에 포퓰리즘의 상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5] 최근에는 힐러리 클린턴처럼 퍼스트 레이디 경력을 바탕으로 직접 선출직 정치인으로 변신하여 독자적인 정치 세력을 구축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Remove ads
대한민국의 영부인
대한민국에서는 정부 수립 이후 대통령의 배우자를 영부인이라 칭하며 최고의 예우를 갖춰왔다. 역대 영부인들의 역할 모델은 시대적 상황과 개인의 성향에 따라 변화해왔다. 건국 초기와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는 프란체스카 도너 여사나 육영수 여사처럼 대통령을 보좌하며 자선 활동에 주력하는 국모 혹은 현모양처의 이미지가 강했다. 특히 육영수 여사는 소외된 계층을 돌보는 봉사 활동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어 가장 이상적인 영부인 상으로 회자된다.
민주화 이후에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함께 더욱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영부인들이 등장했다. 이희호 여사는 저명한 여성 운동가 출신으로서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조언자 역할을 수행했으며, 독자적인 방북 활동 등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에도 기여했다.[6] 김정숙 여사는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활발한 내조 외교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건희 여사는 기존의 관례적인 내조에서 벗어나 문화 예술 분야의 전문성을 살린 활동을 모색했으나, 영부인 전담 기구인 제2부속실 폐지 및 부활 논란, 각종 신상 의혹 등으로 인해 영부인의 공적 지위와 관리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켰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영부인에게 전통적인 내조의 미덕과 현대적인 여성 리더십을 동시에 요구하는 이중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Remove ads
퍼스트 젠틀맨
여성의 정치 참여가 확대되고 여성 국가 원수가 배출됨에 따라 퍼스트 젠틀맨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퍼스트 젠틀맨은 퍼스트 레이디와 달리 전통적인 안주인 역할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는, 자신의 기존 직업을 유지하거나 성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독자적인 활동 방식을 모색하는 경향이 있다. 영국의 데니스 대처는 마가렛 대처 총리의 남편으로서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묵묵히 아내를 외조하는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남편 요아힘 자우어는 화학 교수로서의 본업에 충실하며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7]
대행
대통령이 독신이거나 이혼, 사별 등의 사유로 배우자가 부재한 경우, 또는 배우자가 질병 등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가족 중 한 명이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대행한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은 딸인 마사 제퍼슨 랜돌프가, 제임스 뷰캐넌 대통령은 조카인 해리엇 레인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대한민국에서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당시 영애였던 박근혜가 사실상의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수행하며 국정 경험을 쌓기도 했다.
같이 보기
각주
Wikiwand - on
Seamless Wikipedia browsing. On steroids.
Remove ad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