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
불교 용어의 하나 /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열반(涅槃, 문화어: 녈반, 베트남어: Niết bàn, 중국어 정체자: 涅槃, 병음: nièpán, 광둥어: nihppùhn, 일본어: 涅槃 네한[*])은 "(갈애로 대표되는 번뇌의 바람이) 불기를 멈추다 · (갈애로 대표되는 번뇌의 불을) 불어서 끄다 · (갈애로 대표되는 번뇌의 불이) 불어서 꺼진 상태"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 निर्वाण 니르바나(팔리어: निब्बान 니바나)를 음을 따라 번역한 말이다. 뜻을 따라 번역하여 '반열반(般涅槃)’이라고도 하며, 멸(滅) · 적멸(寂滅) · 이계(離繫) · 해탈(解脫) · 원적(圓寂)의 의미를 가진다.[1] 불교에서는 번뇌에 속박된 현상 세계를 차안(此岸: 이 언덕)이라 하고 열반의 세계를 피안(彼岸: 저 언덕)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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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은 번뇌의 불을 꺼서 깨우침의 지혜를 완성하고 완전한 정신의 평안함에 놓인 상태를 뜻하는데, 불교의 수행과 최고의 이상향(완성된 깨달음의 세계)을 뜻하며, 불교 실천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열반은 일체의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解脫] 있으므로 고요한[寂靜] 것이라 하여 일반적으로 열반적정(涅槃寂靜)이라고 말한다.[2] 열반적정은 일체개고 · 제행무상 · 제법무아와 함께 불교의 근본 교의인 사법인(四法印)에 속한다.[1]
《디가 니까야》 제22경 〈대념처경〉에서는 열반을 증득하기 전과 열반을 증득한 후에 대해 고타마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다. 열반의 증득 후에는 생사윤회의 원인이었던 5온 · 12처 · 18계 즉 일체법 즉 평상심의 온갖 만물이 제자리로 돌아가 고요하여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고 평온하고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이 된다고 말씀하고 있다.
다시 비구들이여, 이런 갈애는 어디서 일어나서 어디서 자리 잡는가? 세상에서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이 있으면 거기서 이 갈애는 일어나서 거기서 자리 잡는다. 그러면 세상에서 어떤 것이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인가? 눈은 세상에서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이다. 귀는 … 코는 … 혀는 … 몸은 … 의식은 세상에서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이다. 여기서 이 갈애는 일어나서 여기서 자리 잡는다. 형상은 … 소리는 … 냄새는 … 맛은 … 감촉은 … [의식의 대상인] 법(法)은 세상에서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이다. 여기서 이 갈애는 일어나서 여기서 자리 잡는다. 안식은 … 이식은 … 비식은 … 설식은 … 신식은 … 의식은 세상에서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이다. 여기서 이 갈애는 일어나서 여기서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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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비구들이여, 그런 이 갈애는 어디서 없어지고 어디서 소멸되는가? 세상에서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이 있으면 거기서 이 갈애는 없어지고 거기서 소멸된다. 그러면 세상에서 어떤 것이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인가? 눈은 세상에서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이다. 귀는 … [코는 … 혀는 … 몸은 … 의식은 세상에서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이다.] 여기서 이 갈애는 없어지고 여기서 소멸된다. 형상은 … 소리는 … 냄새는 … 맛은 … 감촉은 … [의식의 대상인] 법은 세상에서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이다. 여기서 이 갈애는 없어지고 여기서 소멸된다. 안식은 … 이식은 … 비식은 … 설식은 … 신식은 … 의식은 세상에서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이다. 여기서 이 갈애는 없어지고 여기서 소멸된다.
— 각묵스님 옮김(2015) 《디가 니까야》 제2권 제22경 〈대념처경〉 초기불전연구원. pp.531~535. 편집자가 용어 일부 변경
열반에 대해서는 부파불교와 대승불교의 종파들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과 구분이 있다. 대표적인 것들을 들면, 부파불교에서는 열반은 번뇌를 단멸(斷滅)한 경지이며 유여열반(有餘涅槃)과 무여열반(無餘涅槃)의 2종열반(二種涅槃)으로 나뉜다고 본다. 이에 비해 대승불교의 중관학파는 일체법의 실상(實相: 실제 모습, Reality)이 곧 열반이라고 본다. 대승열반경 부류에 속하는 《북본열반경(北本涅槃經)》 등에서는 일체법의 실상(實相) 즉 법신(法身)에는 상(常) · 락(樂) · 아(我) · 정(淨)의 4덕(四德)이 갖추어져 있다고 말하는데 이것을 열반4덕(涅槃四德)이라고 한다. 역시 대승열반경 부류에 속하는 《남본열반경(南本涅槃經)》에서는 열반에는 상(常) · 항(恆) · 안(安) · 청정(清淨) · 불노(不老) · 불사(不死) · 무구(無垢) · 쾌락(快樂)의 8미(八味)가 갖추어져 있다고 말하는데 이것을 열반8미(涅槃八味)라고 한다. 그리고 대승불교의 유식유가행파에서는 열반이 본래자성청정열반(本來自性清淨涅槃) · 유여의열반(有餘依涅槃) · 무여의열반(無餘依涅槃) · 무주처열반(無住處涅槃)의 4종열반(四種涅槃)으로 나뉜다고 본다. 지론종(地論宗)에서는 성정열반(性淨涅槃)과 방편정열반(方便淨涅槃)의 2종으로 구분한다. 천태종(天台宗)에서는 성정열반(性淨涅槃) · 원정열반(圓淨涅槃) · 방편정열반(方便淨涅槃)의 3열반(三涅槃)으로 구분한다.
열반의 본래의 뜻은 촛불을 불어끄듯이 번뇌를 소멸시킨 상태, 즉 성도(成道), 즉 진리를 깨달은 상태를 말하는데, 이러한 본래의 뜻이 전화되어 승려가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열반, 입적(入寂: 적멸에 들다), 입멸(入滅: 적멸에 들다) 또는 입열반(入涅槃: 열반에 들다)이라고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