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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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도리(道理)의 일반 사전적인 의미는 ① 사람이 어떤 입장에서 마땅히 행하여야 할 바른 길, ② 어떤 일을 해 나갈 방도(方道)이다.[1] 불교에서, 도리(道理)는 온갖 사물의 존재와 변화에는 준거하는 법칙 또는 이치(理致: 사물의 정당한 조리[2])가 있다는 것을 말하며, 또한 이러한 법칙 또는 이치에 대한 사유 방법을 말한다.[3][4]

해심밀경·유가사지론》 등의 대승불교 경전과 논서에 따르면, 관대도리(觀待道理) · 작용도리(作用道理) · 증성도리(證成道理) · 법이도리(法爾道理)의 4종도리(四種道理) 또는 4도리(四道理)가 있다.[3][5][6][7]

유가사지론》 제52권에 따르면, 4종도리는 대승불교유식유가행파법상종5위 100법의 법체계에서 심불상응행법(心不相應行法: 24가지) 가운데 상응(相應)의 4종류이다. 상응의 종류로 4가지 도리가 있다는 것은 사물의 현재의 존재 모습은 이들 4가지 도리 즉 법칙상응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고 또한 미래의 변화된 모습의 존재와 변화는 이들 4가지 법칙과 상응할 때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3][8]

4종도리

요약
관점

관대도리

관대도리(觀待道理)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관하여 상대(相待: 서로를 기다림)하는 도리'로, 상대도리(相待道理: 서로를 기다리는 도리)라고도 한다.[3][6]

모든 행위[行] 또는 현상[行]은 필요한 여러 가지 인연을 기다리다가[觀待, 相待] 그것들이 갖추어질 때 비로소 발생한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씨앗과 계절과 물과 밭이라는 인연이 갖추어질 때 씨앗의 발아가 일어나는 것이 관대도리에 속한다.[3] 대승불교의 여러 경전과 논서들에 따른 관대도리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해심밀경

해심밀경》 제5권에 따르면, 관대도리(觀待道理)는 (因)이나 혹은 (緣)이 능히 모든 (行: 유위법)을 생겨나게 하며 또한 해당 (行: 유위법)에 따르는 말[隨說] 즉 관련된 개념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6] 전통적인 용어로는, (行: 유위법)을 소전의 법(所詮의 法), 수설(隨說: 따르는 말)을 능전의 명(能詮의 名)이라고 한다.

유가사지론

유가사지론》 제30권에서는, 이치를 깊이 생각하는 것[尋思於理]에 대해 정의하면서 관대도리(觀待道理)를 비롯한 4종도리를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유가사지론》 제30권에 따르면, 이치를 깊이 생각하는 것[尋思於理]이란 관대도리 · 작용도리 · 증성도리 · 법이도리4종도리를 바르게 깊이 생각하는 것[正尋思四種道理]이다. 그리고 관대도리를 바르게 깊이 생각하는 것이란, 관대도리에 의거하여 세속(世俗: 유위법, 속제)을 깊이 생각함으로써 세속세속인 것을 알고 인정하며[尋思世俗以為世俗], 관대도리에 의거하여 승의(勝義: 무위법, 진제)를 깊이 생각함으로써 승의승의인 것을 알고 인정하며[尋思勝義以為勝義], 관대도리에 의거하여 인연(因緣: 연기법)을 깊이 생각함으로써 인연인연인 것을 알고 인정하는[尋思因緣以為因緣] 것이다.[7]

이처럼 《유가사지론》에서는 관대도리를 직접적으로 정의하고 있지 않으며, 다만 그것에 대해 유추할 수 있는 간접적인 언급을 제공하고 있다.

작용도리

작용도리(作用道理)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작용하는 도리'로, 인과도리(因果道理: 인과의 도리)라고도 한다.[3][6]

모든 현상[行] 즉 결과[果]는 인연[因]이 작용 상태에 있음에 의해 성립된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안식(眼識)이 어떤 사물을 요별하는 현상[行] 즉 안식의 작용(作用)은 안근(眼根)이 안식의 소의(所依)가 됨으로써 안근(根)으로서의 작용 상태에 있기 때문이며 또한 이와 동시에 해당 사물 즉 색경(色境)이 안식소연(所緣)이 되어 (境)으로서의 작용 상태에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根) · (境) · (識)의 이러한 법칙적 관계는 작용도리에 속한다.[3]

증성도리

증성도리(證成道理)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깨달음 즉 깨침을 이루는 도리'로, 인성도리(因成道理: [깨침의] 원인을 이루는 도리) 또는 성취도리(成就道理: [깨침을] 성취[할 수 있게]하는 도리)라고도 한다.[3][6]

제행무상(諸行無常) · 제법무아(諸法無我) 등과 같이 현량(現量) · 비량(比量) · 성교량(聖教量)에 의거하여 증명되는 도리를 말한다.[3][8]

법이도리

법이도리(法爾道理)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법이 그러한 도리'로, 법연도리(法然道理: 법이 그러한 도리)라고도 한다.[3][6]

여래가 세상에 나오건 나오지 않건, 그것에 상관없이 언제나 우주[法界]에 항상 존재하는 법칙을 말한다. 태어남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고, (因)이 있으면 반드시 (果)가 있으며, 은 사물을 태우고, 은 사물을 젖게 하고 불려서 문드러지게 하는 것과 같은 자연한 법칙을 말한다.[3][9]

인과법 또는 연기법, 즉 유전연기환멸연기가 대표적인 법이도리이다.[10] 이와 관련하여, 불교의 인과법칙연기법(緣起法)에 대해, 고타마 붓다는 《잡아함경》 제12권 제299경 〈연기법경(緣起法經)〉에서 연기법은 자신이나 다른 깨달은 이[如來]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며 법계(우주)에 본래부터 항상 존재하는[常住] 법칙[法]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여래(如來: 문자 그대로는 '진리[如]로부터 온[來] 자' 또는 '진리와 같아진[如] 후, 즉 진리와 하나가 된[如] 후, 즉 완전히 깨달은[如] 후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세상으로 나온[來] 자'[11])들은 이 우주 법칙을 완전히 깨달은 후에 다른 이들도 자신처럼 이 우주 법칙을 완전히 깨달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그것을 12연기설 등의 형태로, 즉 아직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세상에 드러낸 것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12]

有異比丘來詣佛所。稽首禮足。退坐一面。白佛言。

世尊。謂緣起法為世尊作。為餘人作耶。 
佛告比丘。緣起法者。非我所作。亦非餘人作。然彼如來出世及未出世。法界常住。
彼如來自覺此法。成等正覺。為諸眾生分別演說。開發顯示。
所謂此有故彼有。此起故彼起。謂緣無明行。乃至純大苦聚集。無明滅故行滅。乃至純大苦聚滅。

잡아함경》 제12권 제299경 〈연기법경(緣起法經)〉. 한문본

이 때 어떤 비구가 고타마 붓다가 있는 곳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고타마 붓다에게 물었다.



"세존이시여, 이른바 연기법(緣起法)은 당신께서 만든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깨달은 이[餘人]가 만든 것입니까?"

고타마 붓다는 그 비구에게 답하였다.

"연기법은 내가 만든 것[所作]도 아니요, 또한 다른 깨달은 이[餘人]가 만든 것[所作]도 아니다. 그러므로 연기법은 저들[彼] 여래들[如來]이 세상에 출현하거나 세상에 출현하지 않거나 항상 법계(法界)에 존재한다[常住].

저들[彼] 여래들[如來]은 이 [우주적인] 법칙[法]을 스스로 깨달아 완전한 깨달음[等正覺]을 이룬다. 그런 뒤에, 모든 중생들을 위해 [이 우주 법칙을 중생들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여러 형태로] 분별해 연설하고[分別演說] [중생들에게] 드러내어 보인다[開發顯示].

말하자면, [나의 경우에는 12연기설의 형태로 이 우주 법칙을 분별해 연설하고 드러내어 보이는데, 나는]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고 말하고, '무명을 인연하여 이 있고 ……(내지)……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純大苦聚, 즉 5취온]가 발생하며, 무명이 소멸하기 때문에 이 소멸하고 ……(내지)…… 완전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純大苦聚, 즉 5취온]가 소멸한다'고 말한다."

잡아함경》 제12권 제299경 〈연기법경(緣起法經)〉. 한글본

참고 문헌

  • 곽철환 (2003). 시공 불교사전. 시공사 / 네이버 지식백과. |title=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무착 지음, 현장 한역, 이한정 번역 (K.572, T.1605). 대승아비달마집론.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572(16-157), T.1605(31-663). |title=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미륵 지음, 현장 한역, 강명희 번역 (K.614, T.1579). 유가사지론.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570(15-465), T.1579(30-279). |title=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안혜 지음, 현장 한역, 이한정 번역 (K.576, T.1605). 대승아비달마잡집론.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576(16-228), T.1606(31-694). |title=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현장 한역, 김달진 번역 (K.154, T.676). 해심밀경.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154(10-709), T.676(16-688). |title=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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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 무착 조, 현장 한역 (T.1605). 대승아비달마집론(大乘阿毘達磨集論).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605, CBETA. |title=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중국어) 미륵 조, 현장 한역 (T.1579).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대정신수대장경. T30, No. 1579. CBETA. |title=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중국어) 星雲. 佛光大辭典(불광대사전) 3판. |title=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중국어) 안혜 조, 현장 한역 (T.1606). 대승아비달마잡집론(大乘阿毘達磨雜集論).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606, CBETA. |title=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중국어) 현장 한역 (T.1563). 해심밀경(解深蜜經). 대정신수대장경. T16, No. 676, CBETA. |title=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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