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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밥 요리로 쌀밥에 고기나 나물 등과 여러 가지 양념을 넣어 비벼 먹는 음식 위키백과, 무료 백과사전
비빔은 한국의 밥 요리이다. 쌀밥에 고기나 나물 등과 여러 가지 양념을 넣어 비벼 먹는 음식이며, 부빔밥이나 제삿밥, 골동반(骨董飯), 교반(攪飯)으로도 부른다. 과거 궁중에서는 비빔이라 불렀다.[1] 대한민국의 국민 음식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비빔밥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다. 그릇이 많이 없는 집 밖에서 산신제나 동신제를 지낼 때 신인공식(神人共食)이라는 생각에 따라 그릇 하나에 이것저것 받아 섞어 먹던 것, 또는 조상을 위한 제사를 지낼 때 제물을 빠짐없이 음복하기 위해 밥에 여러 가지 제찬을 고루 섞어 비벼 먹던 것에서 발달하였을 수 있다.
비빔밥은 조선 중기의 문신 박지혜(1569~1635)가 지은 역사서 《기재잡기》에 "혼돈반(混沌飯)"으로,[2][3] 조선 후기의 문신 권상일(1679~1760)이 쓴 일기인 《청대일기》에 "골동반(骨董飯)"으로 언급된다.[4] 그 외에도 실학자 이익(1681~1764)이 지은 《성호전집》에는 "골동(骨董)"으로,[2] 실학자 이덕무(1741~1793)의 《청장관전서》에는 "골동반(汨董飯)"으로, 이학규(1770~1835)의 《낙하생집》에는 "골동반(骨董飯)"과 "골동(骨董)"으로 언급된다.[4]
"전임(?∼1509)이 대답하기를, '오직 공께서 명하시는 대로 먹겠습니다' 하니, 곧 밥 한 대접에다가 생선과 채소를 섞어 세상에서 말하는 비빔밥과 같이(如俗所謂混沌飯/여속소위혼돈반) 만들고 술 세 병들이나 되는 한 잔을 대접하니, 전임이 두어 숟갈에 그 밥을 다 먹어 치우고 단숨에 그 술을 들이켰다."[4]
1810년 장혼이 지은 학습용 백과서 《몽유편》에는 "브뷔음"이라는 한글 표기가 등장하며,[3] 1870년 《명물기략》에는 "비빔밥을 한자로는 '골동반(骨董飯)'이라고 쓰고, 부를 때는 '부빔밥(捊排飯/부배반)'이라고 한다(骨董飯取飮食雜和飯俗言捊排飯又曰谷董/골동반취음식잡화반속언부배반우왈곡동)."는 언급이 나온다.[4]
이규경(1788~1856)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채소비빔밥, 잡비빔밥, 회비빔밥, 전어비빔밥, 대하비빔밥, 새우젓갈비빔밥, 새우알비빔밥, 게장비빔밥, 달래비빔밥, 생오이비빔밥, 김가루비빔밥, 고추장비빔밥, 황두비빔밥 등 여러 가지 비빔밥이 소개되어 있으며, 지역의 특산물을 소개하며 "평양의 감홍로, 냉면, 비빔밥(平壤之紺紅露冷麪骨蕫飯/평양지감홍로랭면골동반)"을 들기도 하였다.[2][4]
19세기 후반의 조리서인 《시의전서》에는 비빔밥의 조리법이 다음과 같이 언급된다.
"밥을 정히 짓고 고기는 재워 볶고 간납은 부쳐 썬다. 각색 남새를 볶아 놓고 좋은 다시마로 튀각을 튀겨서 부숴 놓는다. 밥에 모든 재료를 다 섞고 깨소금·기름을 많이 넣어 비벼서 그릇에 담는다. 위에는 잡탕거리처럼 계란을 부쳐서 골패짝만큼씩 썰어 얹는다. 완자는 고기를 곱게 다져 잘 재워 구슬만큼씩 빚은 다음 밀가루를 약간 묻혀 계란을 씌워 부쳐 얹는다. 비빔밥 상에 장국은 잡탕국으로 해서 쓴다."[1]
— 《시의전서》
지역에 따라 여러 가지 비빔밥이 있는데, 특히 전주비빔밥과 진주비빔밥 등이 유명하다. 최근 식단이 서구화되면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퓨전 비빔밥이 등장하거나, 잊혀져가는 지방의 비빔밥을 재해석해 현대화하기도 한다.[5][6]
비빔밥을 "헛제삿밥"이라고도 하며, 밤참을 파는 집을 "헛제삿집"이라고도 한다.[1] 이는 밤참을 먹는 것이 마치 제례 후에 음복을 하고 종가에서 비벼주는 밥을 먹는 듯하다는 뜻에서 붙여진 말로, 현대에도 제사를 지내는 집에서는 음복 후에 젯메(밥)와 제삿상에 올린 적, 숙채, 간납 등을 넣고 밥을 비벼 먹는 경우가 있다.[1]
섣달 그믐날에는 그 해에 먹던 반찬이 해를 넘기는 것을 꺼려하여서, 남은 밥에 먹다 남은 반찬을 모두 넣고 비벼서 밤참으로 나누어 먹기도 하였다.[1]
농촌에서는 들밥을 준비할 때 밥과 나물을 준비하고 그릇으로 쓸 자그마한 바가지를 많이 가지고 나가면, 일꾼들이 각자 바가지에 먹을 만큼 밥을 덜고 나물과 고추장을 덜어 넣어 비벼 먹기도 하였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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