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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 치킨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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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 치킨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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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 치킨 라이스(영어: Hainanese chicken rice 하이나니즈 치킨 라이스[*]; 중국어 (싱가포르): 海南鸡饭, hǎinán jīfàn 하이난 지판[*])는 삶은 닭고기와 닭을 삶은 육수에 지은 밥을 양념하여 함께 내는 음식으로 보통 칠리 소스와 오이 고명을 함께 제공한다.[1]

간략 정보 원산지, 주요 재료 ...

이 요리는 중국 남부 하이난에서 남양(중국어: 南洋), 즉 동남아시아로 이주한 이민자들에 의해 탄생한 음식으로, 하이난원창닭 요리에서 유래한다.[2][3] 하이난 치킨라이스가 처음 탄생한 곳은 싱가포르로 여겨지며,[4] 싱가포르 전역의 푸드코트나 노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국민 음식 중 하나이다.[5][6]

또한 하이난 출신 사람들이 이주한 동남아시아의 여러 지역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요리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도 하이난 치킨라이스는 널리 사랑받는 일상적인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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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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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성 잔장의 하이난 치킨 라이스

하이난 치킨 라이스는 중국 남부 하이난성 출신 이민자들이 만든 요리로, 청나라 시대부터 이어져 온 하이난의 대표적인 4가지 전통 음식 중 하나인 원창닭(중국어: 文昌鸡)에서 유래했다.[7]

초기 하이난 출신 이민자들은 동남아(당시 남양이라 불림)로 이주하면서 이 요리를 현지 식문화에 맞게 바꾸었다.[8][9][10][11][12] 중국 하이난에서는 원래 원창닭이라는 특정 품종을 사용했으며, 원창닭을 삶은 후 남은 육수로 밥을 지은 것을 '원창 치킨 라이스(중국어: 文昌鸡饭)' 라고 불렀다.[13] 하이난에서 원창닭 요리는 특별한 날에 먹는 고급음식이었으며, 싱가포르에서도 1940년대까지는 특별한 날 먹는 가정요리였다.[14]

하이난하이난에 인접한 레이저우 반도(중국어: 雷州半島)에서는 향신료를 넣은 밥 요리가 공통적으로 발달했는데, 원창 치킨 라이스는 광둥성 잔장(중국어: 湛江) 지역의 안푸 치킨 라이스(중국어: 安铺鸡饭)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부에서는 안푸 치킨 라이스를 원창 치킨 라이스의 원형으로 보기도 한다.[15][16][17] 잔장은 또한 함루판(중국어: 蛤蒌饭, 쌀을 함루 잎에 싸서 지은 밥)과 야자판(중국어: 鸭仔饭, 오리고기를 곁들인 밥)으로도 유명하다.[18]

중국 이민의 역사를 가진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는 대부분 하이난 치킨 라이스의 변형이 존재한다.[7]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는 'Hainan chicken', 베트남 'Hai Nam chicken', 태국은 '카오만가이(태국어: khao man gai, 닭기름밥)'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하이난 치킨 라이스가 하이난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으로 이어지는 150년 중국 이민의 궤적을 보여주는 음식임을 보여준다.[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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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하이난 치킨 라이스

하이난성 축산수의연구소의 기록에 따르면, 원창닭은 오래전부터 귀빈을 접대하기 위한 고급 요리로 쓰였다. 명나라 시기에는 궁궐에서 일하던 원창 출신의 관리가 설날에 궁궐 사람들을 대접하기 위해 고향에서 원창닭을 가져와 이 요리를 대접했는데, 궁궐사람들이 원창닭을 맛보고 "재능이 모여 문화가 꽃피는 땅에서 온 닭이로다. 맛도 향도 뛰어나니 원창닭이라 부르는 것이 마땅한다"고 칭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한 청나라 광서제 시대에는 원창 지역에 큰 반얀나무가 많은데, 그 나무들은 일 년 내내 씨앗을 맺었다. 닭들이 사철 그 씨앗을 먹고 살이 오르면서 더욱 맛있게 자랐다고 한다. 청대 문헌 《영남잡시》(岭南杂诗)에는 "원창현의 암탉은 수탉만큼 맛이 좋다"라는 구절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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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태국 스타일 하이난 치킨 라이스

1949년 중국 혁명 이후에는 시장이나 식당에서도 보기 어려운 귀한 음식이 되었고, 1980년대 외국산 닭 품종의 유입으로 한때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오랜 역사 동안 지역 특산품으로 사랑받아 오며 지금은 다시 명성을 되찾고 있는 닭 품종이다. 2006년 《육류연구》(Meat Research)의 논문에 따르면, 원창 치킨은 4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하이난의 우수 품종으로 하이난 4대 명요리 중 하나로 꼽힌다. [21]

기원에 대한 논쟁

하이난 치킨 라이스의 기원을 두고는 오랫동안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간의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이 논쟁은 두 나라가 분리된 1965년 이후로 계속되어 왔다.[22][23]

2009년, 말레이시아 관광부 장관 응옌옌(Ng Yen Yen) 은 "하이난 치킨 라이스는 말레이시아 고유의 음식이며, 다른 나라가 이를 가로챘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24][25][26] 이후 그녀는 "음식의 특허를 내겠다는 뜻은 아니었으며, 음식의 기원을 조사한 뒤 잘못된 주장이라면 사과하겠다"고 해명했다.[27]

2018년에는 당시 말레이시아 재무장관 림관잉(Lim Guan Eng) 이 "싱가포르가 치킨 라이스가 자기들 거라고 주장한다. 조심하지 않으면 '차퀘티아오(Char Koay Teow)'까지 자기들 음식이라고 할지도 모른다"고 농담을 하며 다시 한번 논쟁이 화제가 되었다.[22][23]

이러한 논쟁은 학자들 사이에서 '가스트로내셔널리즘(gastronationalism, 음식 민족주의)' 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된다 — 즉, 한 나라의 정체성과 자부심이 음식의 기원 문제와 연결되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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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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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조호르 무아르 지역의 치킨 라이스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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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나시 아얌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에서는 하이난 치킨 라이스를 '나시 아얌(말레이어: nasi ayam, 닭밥)' 이라고 부른다. 이 요리는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자 서민들의 주식으로 자리 잡았으며,[29] 특히 하이난 이민자가 많았던 이포(말레이어: ipoh) 지역에서 유명하다.[30]

나시 아얌은 지역과 가게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제공된다.

  • 닭고기를 튀기거나 구운 형태로 내기도 하고,
  • 바비큐 소스나 칠리소스 등 여러 가지 소스와 함께 먹으며,
  • 밥은 닭육수에 지은 밥 대신 일반 찐밥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 국물이나 닭의 부속고기 요리를 곁들여 내기도 한다.[31]

말라카(Malacca)와 무아르(Muar) 지역에서는 밥을 둥글게 빚어 내는 독특한 형태로 발전했다. 이 지역의 '치킨 라이스 볼'은 밥을 골프공 크기로 뭉쳐 잘라낸 닭고기와 함께 제공하는데, 현지에서는 이 형태가 지역의 전통 스타일로 여겨진다.[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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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채터박스의 하이난 치킨 라이스

싱가포르

싱가포르의 하이난 치킨 라이스는 본래 검소함에서 탄생한 요리였다. 초기 하이난 출신 이민자 중 하인 계층이었던 사람들은 한정된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산란기가 끝난 늙은 암탉을 잡아 국물을 내고 밥을 지어 닭의 맛을 극대화했다.[33]

이 요리는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점령기에 처음으로 식당 형태로 등장했다. 당시 영국인이 철수하면서 하이난 출신 하인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자, 그들이 닭밥 가게를 열며 생계를 이어간 것이다. 그중 '예콘(Yet Con)' 은 1940년대 초에 문을 연 대표적인 초기 치킨 라이스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33] 또 다른 기록에 따르면, 1920년대 싱가포르의 노점상 왕이위안(Wang Yiyuan)이 바나나잎에 싸서 판매한 치킨 라이스 볼(chicken rice balls)도 이 요리의 시초 중 하나로 여겨진다.[34][35][36] 이후 1950년대에는 모 리 트위(Moh Lee Twee)가 운영한 '스위키 치킨 라이스(Swee Kee Chicken Rice Restaurant)'가 인기를 끌며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37] 홍콩의 음식 평론가 추아 람(Chua Lam) 은 모 리 트위를 "현대식 하이난 치킨 라이스의 창시자"로 평가했다.

현재 하이난 치킨 라이스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국민 음식으로, "싱가포르 어디에서나, 매일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불린다. 푸드코트, 노점, 식당, 호텔 등 전국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8]

닭은 전통적인 하이난식 조리법에 따라, 끓는 점 아래의 온도에서 천천히 익히는 방식으로 조리한다. 이렇게 하면 닭고기가 부드럽게 익고, 동시에 진한 닭 육수가 만들어진다. 익힌 닭은 얼음물에 담가 식히고 겉껍질이 젤리처럼 탄력 있게 굳도록 한 뒤 건져 말린다. 이 육수는 표면의 지방을 걷어낸 뒤 일부를 따로 모아, 생강, 마늘, 판단잎과 함께 밥을 지을 때 사용한다. 이때 만들어지는 밥은 기름기 있고 향이 진해 '오일 라이스(oily rice)'라고 불린다. 싱가포르에서는 흔히 "하이난 치킨 라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닭이 아니라 밥"이라고 말할 정도로, 밥의 풍미가 핵심으로 여겨진다.[33]

완성된 음식은 일반적으로 잘게 다진 붉은 칠리와 마늘을 섞은 소스, 진한 간장, 다진 생강 소스와 함께 제공된다. 닭고기 옆에는 닭 육수에 살짝 익힌 오이와 간장, 참기름을 곁들인 반찬이 함께 나오며, 대부분 실온 상태로 제공된다.[20][33] 일부 가게에서는 뇨냐 아차르(페라난칸 스타일의 절임 채소)를 사이드 메뉴로 함께 내기도 한다.[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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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 치킨 라이스의 태국식 변형인 카오만카이

태국

태국에서는 하이난 치킨 라이스를 카오만카이(태국어: ข้าวมันไก่, 발음 [kʰâːw mān kàj])라고 부르며, '기름진 닭밥'이라는 뜻이다. 이 요리는 태국 전역에서 널리 사랑받는 대표적인 국민 음식 중 하나이다. 전통적으로는 토종 방목닭을 사용해 살코기가 더 쫄깃하고 맛이 진하지만, 최근에는 대규모 양계장에서 사육된 닭고기도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38] 카오만카이는 오이, 고수 잎, 때로는 닭피로 만든 두부 조각을 곁들여 제공된다. 또한 '남쑵'이라고 불리는 맑은 닭육수 국물이 함께 나오며, 여기에 조각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소스는 타우초(황두장, 노란 콩된장), 진한 간장, 고추, 생강, 마늘, 식초를 섞어 만들어, 짭조름하면서도 매콤하고 새콤한 맛의 균형을 이룬다.[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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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육수에 무 조각을 넣어 만드는 남쑵을 곁들인 하이난 치킨 라이스

방콕에서 쁘라뚜남(Pratunam)지역은 카오만카이 음식점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플래티넘 패션몰(Platinum Fashion Mall), 센트럴월드(CentralWorld), 라차쁘라송 교차로(Ratchaprasong Intersection) 근처에 위치한다.[40] 쁘라뚜남의 한 유명 식당은 2018년 미쉘린 가이드에서 빕 구르망 등급을 받기도 했다.[41]

이 밖에도 쁘라차츄언(Pracha Chuen)[42], 야오와랏(Yaowarat, 차이나타운)[43], 파씨짜른(Phasi Charoen) 근처의 Bang Wa BTS역과 피아타이 3 병원 근처[44] 등의 지역이 잘 알려져 있으며, 라마 3세 다리 근처 따논톡(Thanon Tok)[45], 수쿰빗 로드의 통로(Thong Lor), 왓 수티와라람 스쿨(Wat Suthiwararam School), 얀나와(Yan Nawa), 방까삐(Bang Kapi), 왓 싸껫(Wat Saket), 싸판콰이(Saphan Kwai) 등의 지역에서도 인기가 높다.[46][47]

베트남

베트남에서는 이 요리를 '껌 가 하이남'(베트남어: Cơm Gà Hải Nam)이라고 부르며, 문자 그대로 “하이난식 닭밥”을 뜻한다. 주로 베트남 남부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식 조리법과 유사하지만, 현지의 허브나 특유의 소스를 더해 베트남식 풍미로 변형된 것이 특징이다.

캄보디아

캄보디아에서는 이 요리를 바이몬(크메르어: បាយមាន់)이라고 부르며, 이 또한 “닭밥”이라는 뜻이다.[48] 캄보디아에서는 길거리 음식으로 흔히 판매되며, 여러 가지 절임 채소를 곁들여 낸다. 역사적으로는 17세기 무렵 푸젠하이난 출신 이민자들에 의해 캄보디아에 전해졌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후 현지 재료와 입맛에 맞게 발전해왔다.[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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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속의 하이난 치킨 라이스

  • 태국에서는 가수 루앙싹 제임스 로이추싹(Ruangsak James Loychusak)이 1998년에 발표한 노래 〈카오만카이〉로 이 요리가 대중문화에 등장했다. 로이추싹의 할머니는 그의 고향인 나콘시탐마랏주(Nakhon Si Thammarat)에서 실제로 카오만카이를 판매했다고 알려져 있다.[50]
  • 싱가포르에서는 〈라이스 랩소디〉(Rice Rhapsody)라는 2004년 코미디 영화가 제작되었으며, 차이나타운의 한 인기있는 치킨라이스 식당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51]
  • 또 다른 2000년도 작품인 〈치킨 라이스 워〉(Chicken Rice War)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색한 싱가포르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치킨라이스를 판매하는 두 경쟁 가문의 자녀들이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그린다.[52]
  • 하이난 치킨라이스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Street Food》 시즌 1에도 등장했다.[53]
  • 2025년 방영한 TV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GQuuuuuuX》에서도 언급되었다고 한다.

같이 보기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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