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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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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10월 21일부터 11월 1일까지 모두 9차전을 벌여 현대 유니콘스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4승 3무 2패의 성적을 올리며 우승했다. 당시 경기 시작 이후 4시간이 넘어가면 새로운 이닝을 열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규정과 연장 12회 이후 무승부로 한 규정이 있었기 때문에, 사상 유례 없는 무승부 경기(2차전, 4차전, 7차전)가 세 차례 나왔고, 이 때문에 역대 한국시리즈 사상 최다 경기인 9차전까지 진행되었다. 현대 유니콘스는 2007시즌 후 해체되면서 이 우승이 현대유니콘스의 마지막 우승으로 기록되었다. 한국시리즈 MVP로는 현대 유니콘스의 조용준 선수가 차지했는데 김시진 당시 현대 투수코치는 같은 해(2004년) 삼성 수석코치로 부임한 선동열이 몸담은 해태와의 한국시리즈 대결(86년,87년)에서 연달아 준우승에 머무른[1] 한을 풀어냈다.

간략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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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시즌

자세한 정보 순위, 구단 ...

플레이오프 결과

자세한 정보 승리팀, 경기 결과 ...

준플레이오프에선 정규리그 3위인 두산 베어스가 4위 KIA 타이거즈를 2전 전승으로 누르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리그 2위인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었고, 3승 1패로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출전자 명단

현대 유니콘스

  • 감독 - 김재박
  • 코치 - 김시진, 김용달, 이광근, 정진호, 금광옥, 김성갑
  • 투수 - 이상열, 송신영, 정민태, 신철인, 김수경, 피어리, 조용준, 오재영, 전준호
  • 포수 - 김동수, 강귀태, 이택근
  • 내야수 - 김일경, 박진만, 채종국, 이숭용, 서한규, 강병식
  • 외야수 - 전준호, 정수성, 송지만, 브룸바, 심정수, 전근표

삼성 라이온즈

  • 감독 - 김응용
  • 코치 - 선동열, 김종모, 양일환, 박흥식, 류중일, 양용모
  • 투수 - 박석진, 전병호, 임창용, 김진웅, 권오준, 배영수, 권혁, 안지만, 호지스
  • 포수 - 진갑용, 이정식, 김영복
  • 내야수 - 양준혁, 김한수, 김재걸, 박종호, 강명구, 조동찬, 박석민, 로페즈
  • 외야수 - 김종훈, 신동주, 김대익, 강동우, 박한이

경기 기록

자세한 정보 일시, 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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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경기 결과

요약
관점

1차전

10월 21일 - 수원KT위즈파크

자세한 정보 B, X ...

이 시구는 음악 그룹인 쥬얼리의 리더이자 가수인 박정아가 맡았다.

4회말, 리그 최고 타율을 기록한 클리프 브룸바가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현대가 먼저 1점을 올렸다. 5회말 무사 1루, 타석에 들어선 박진만이 번트를 시도했는데 타구가 투수 앞으로 굴러갔다. 배영수가 2루로 송구했지만, 공이 유격수 조동찬의 글러브를 맞고 떨어지면서 1루 주자 심정수가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그 결과 무사 1루가 순식간에 무사 1, 2루가 됐다. 이어 전근표의 희생번트, 김동수와 채종국의 연속 안타, 그리고 전준호의 적시타로 현대는 3점을 더 달아났다.

삼성은 6회초 양준혁과 멘디 로페즈가 백투백 홈런을 치며 2점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7회초 무사 1, 2루의 절호의 기회에서 김재걸의 쓰리번트 실패에 이어 박한이의 병살타로 찬스를 무산시켰다. 이후 8회말, 심정수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현대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도중 부상으로 빠진 박종호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대신 2루수로 출전한 김재걸은 타격에서 부진했고, 유격수 조동찬은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반면 현대는 주전 3루수 정성훈의 결장에도 불구하고, 시즌 말부터 3루를 맡은 브룸바가 마이너리그 시절의 경험을 살려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특히 유격수 박진만은 3회초 박한이의 안타성 타구를 백핸드 캐치 후 맨손으로 잡아 1루에 송구, 아웃을 잡아내는 등 화려하면서도 안정된 수비를 선보였다.

결국 승부는 내야 수비의 완성도에서 갈렸다.

2차전

10월 22일 - 수원KT위즈파크

자세한 정보 B ...

이 시구는 영화배우 강수연 씨 맡았다.

현대는 정민태를, 삼성은 케빈 호지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정민태는 전년도 한국시리즈 MVP였지만, 2004년에는 삼성전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6.75로 다소 부진했다. 반면 호지스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1.83으로 현대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경기 초반, 삼성은 정민태를 상대로 주도권을 잡았다. 1회초 1사 만루에서 김한수가 2타점 2루타를 터뜨리고, 이어 강동우의 내야 땅볼로 1점을 추가해 3점을 먼저 올렸다. 1회말 송지만이 솔로 홈런을 쳤지만, 삼성은 2회초 다시 1사 만루를 만들며 정민태를 강판시켰다. 이어 양준혁의 2타점 적시타와 로페즈의 희생플라이로 점수는 6점 차로 벌어졌다. 당시 삼성의 추가 타구가 중견수 송지만의 글러브에 잡혔는지를 두고 판정 논란이 있었고, 심판진이 협의 끝에 외야 플라이로 판정하면서 추가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회말 김동수의 2점 홈런과 송지만의 연타석 솔로 홈런으로 2점 차까지 추격했다. 6회초 박한이의 2점 홈런으로 삼성이 다시 점수 차를 벌렸지만, 6회말 송지만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2점 차로 따라붙었다. 7회말에는 브룸바의 솔로 홈런으로 1점 차를 좁히고, 이숭용의 2루타와 박진만의 적시타로 마침내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를 탄 현대는 8회말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이숭용의 인필드 플라이와 심정수의 삼진으로 역전에는 실패했다.

삼성은 임창용, 권혁, 권오준 등 필승 계투조를 총동원해 투수 5명을 투입했으나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현대 역시 정민태가 2회를 채 마치지 못하고 강판되며 6명의 투수를 교체 투입했다.

양 팀은 4시간 넘는 접전을 벌였지만, 경기시간 제한 규정(4시간)에 따라 연장전에 돌입하지 못하고 9회말 종료와 함께 8대 8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3차전

10월 24일 -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자세한 정보 B, X ...

이 시구는 과거 음악 그룹 핑클(Fin.K.L)의 멤버로 활동했던 탤런트 성유리가 맡았다.

삼성은 김진웅을, 현대는 김수경을 선발로 내세웠다. 두 선수는 1998년 프로 입단 동기이자 오랜 라이벌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1회초, 현대는 이숭용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그러나 1회말, 박한이가 3루수 클리프 브룸바의 실책으로 출루한 뒤, 김종훈이 2점 홈런을 터뜨리며 삼성이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2회초에는 현대가 김동수의 우중간 2루타로 동점을 만들고, 2사 후 전준호의 2루타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2회말, 삼성의 강동우가 2루타를 치고 폭투로 3루까지 진루하자, 진갑용이 좌전 적시타를 기록하며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3회말에는 양준혁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이어 김한수가 적시타를 때려 삼성이 다시 앞서갔다. 4회말 조동찬의 내야 안타와 강명구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 2루 찬스에서 현대는 박한이를 상대하기 위해 좌완 원포인트 김민범을 투입했다. 그러나 김민범의 폭투로 주자들이 모두 진루했고, 박한이는 흔들리는 투수를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점수 차를 3점으로 벌렸다.

이후 김한수가 5회말, 양준혁이 7회말에 각각 솔로 홈런을 추가하며 삼성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승리투수 김진웅은 1998년 입단 이후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거두었으며, 그 이전까지는 포스트시즌 8연패의 부진을 겪고 있었다.

4차전

10월 25일 -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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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김동문 선수가 맡았다.

양 팀 모두 1차전 선발이었던 에이스, 삼성의 배영수와 현대의 마이클 피어리가 다시 선발로 등판했다.

결과는 0대 0 무승부였다. KBO의 연장 및 이닝 제한 규정으로 인해, 이 시리즈에서만 두 번째 무승부가 나왔다. 결국 삼성은 홈에서 1승 1무, 현대도 홈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며 시리즈는 1승 1패 2무로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전 무승부와 달리, 이 경기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중심에는 배영수의 10이닝 노히트 노런이 있었다. 그는 8회 2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며 탈삼진 11개를 기록하는 등 절정의 구위를 뽐냈다. 하지만 삼성 타선이 끝내 득점을 내지 못하면서, 연장 11회초 시작과 함께 배영수는 교체되었다. 공식 기록으로는 노히트 노런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팬들은 여전히 이날 투구를 명경기이자 배영수의 대표작으로 기억하며, 이 경기 이후 그는 ‘푸른 피의 에이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편 현대의 선발 마이클 피어리도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배영수의 눈부신 피칭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아쉬운 장면이 하나 더 있었다. 12회말 2사 만루, 타석에 선 강동우를 상대로 현대의 조용준이 몸쪽 공을 던졌는데, 공이 무릎 쪽으로 향했다. 그대로 맞았더라면 밀어내기 끝내기로 경기를 끝낼 수도 있었지만, 강동우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다. 이는 1998년 시즌 말 입은 무릎 부상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결국 그는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기회를 놓쳤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의 유격수 박진만은 삼성의 공격을 여러 차례 막아내며 수훈 선수가 되었다. 특히 7회말 2사 2루에서 김한수가 친 타구가 마운드를 스치고 중전 안타로 보였으나, 박진만이 2루 베이스 뒤에서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또한 8회초에는 볼넷으로 출루해 배영수의 퍼펙트를 저지했고, 11회에는 권오준을 상대로 안타를 기록해 삼성의 팀 노히트 노런까지 무산시켰다.

박진만의 맹활약은 경기 후에도 큰 화제가 되었고, 이후 FA 시장에서 삼성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39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다는 일화는 당시 이 경기에 대한 ‘복수심 섞인 영입’이라는 이야기를 낳기도 했다.

5차전

10월 27일 -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

자세한 정보 B, X ...

이 시구는 2000년 미스코리아 대구 진 출신의 배우 손태영이 맡았다.

삼성은 파란색, 현대는 하얀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삼성은 2차전 선발이었던 케빈 호지스를 다시 내세웠고, 현대는 부진한 정민태 대신 신예 투수 오재영을 선발로 기용했다. 오재영은 신인이었지만 뛰어난 구위로 주목받던 투수였다.

경기 초반부터 현대가 주도권을 잡았다. 중심에는 ‘미스터 옥토버’로 불리며 큰 경기마다 강한 인상을 남겼던 심정수가 있었다. 비록 2004년 시즌은 라식 수술 이후 부진으로 힘든 시기였지만, 이날만큼은 완전히 달랐다. 그는 1회에 3점 홈런을 포함해 혼자 4타점을 기록하며 현대의 모든 득점을 책임졌다.

한편, 오재영은 6회초 조동찬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5⅔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 4회말 2사 1, 3루에서는 현대가 더블 스틸 작전을 시도했지만, 3루 주자 전근표가 홈에서 태그아웃되며 실패했다.

삼성의 타선 부진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어졌다. 6회 오재영이 홈런과 볼넷 두 개를 내주며 교체되자 2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김한수가 신철인에게 삼진을 당하며 득점 기회를 날렸다. 이후 9회 1사에서 등판한 조용준이 연속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대익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전준호는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출장 기록(37경기)을 세우며, 이전 기록(이순철의 36경기)을 넘어섰다. 또한 3회에 2루타를 기록하며 류지현의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2루타(14개) 기록도 경신했다.

6차전

10월 28일 -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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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구는 가수 보아(BoA)가 맡았다.

삼성은 하얀색, 현대는 검은색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앞서 3차전에서 맞붙었던 두 투수, 삼성의 김진웅과 현대의 김수경이 다시 선발로 맞대결을 펼쳤다.

3차전에서 부진했던 김수경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4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며, 7⅔이닝 동안 단 2피안타 2볼넷만을 허용하고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삼진은 무려 11개를 기록했다. 특히 3회 1사 후 강동우를 시작으로 5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1986년 한국시리즈에서 선동열이 세웠던 ‘4타자 연속 삼진’ 기록을 넘어섰다.

한편 삼성 투수진도 만만치 않았다. 8회까지 현대 타선을 노히트로 틀어막으며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균형은 9회말, 예상치 못한 실책으로 무너졌다. 1사 후 진갑용이 대타 신철인을 상대로 안타를 치며 출루했고, 이어 김한수가 2루수 앞 땅볼을 쳤다. 하지만 2루수 채종국이 실책을 범하면서 주자 모두 세이프가 됐다. 이때 현대 내야진이 잠시 집중력을 잃은 틈을 타 진갑용은 3루까지, 김한수는 2루까지 진루하며, 순식간에 1사 2·3루가 되었다.

현대는 만루 작전을 선택하며 김종훈을 고의사구로 걸렀다. 타석에는 멘디 로페즈가 들어섰다. 그는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하며 4번 타자 역할을 맡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었다. 이날도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기에 현대의 전략은 합리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로페즈는 끝내 볼넷을 골라내며 끝내기 밀어내기 승리를 이끌었다. 이는 1990년 LG 김영직, 1995년 OB 김민호에 이어 한국시리즈 역사상 세 번째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또한,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했던 삼성의 박종호가 17일 만에 복귀해 선발 2루수로 출전했으나, 부상 여파로 2타석 연속 삼진에 그치고 5회 대수비 강명구로 교체됐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2승 2무 2패를 기록하며, 시리즈는 사상 최초로 8차전 이상이 열리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7차전

10월 29일 -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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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역도 부문 은메달을 획득한 장미란 선수가 맡았다.

삼성은 파란색, 현대는 하얀색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삼성은 전병호를, 현대는 발등 통증으로 한 차례 선발 등판을 미뤘던 정민태를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현대가 잡았다. 1회말 전준호가 과감한 홈스틸로 선취점을 올렸고, 2회에도 전준호가 적시타를 터뜨리며 2점을 앞섰다. 그러나 침묵하던 삼성 타선이 5회초부터 폭발했다. 로페즈, 김한수, 진갑용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만회했고, 무사 1·2루 상황에서 2루 주자 김한수가 견제사로 아웃되었지만, 강동우의 3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조동찬의 적시타와 박한이의 2루타가 터지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고, 2사 만루 상황에서 현대 투수 전준호의 폭투로 3루 주자에 이어 2루 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오며 5회초에만 6점을 대거 득점했다.

현대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6회말 이숭용의 안타를 시작으로 전근표와 김동수의 연속 안타로 1점을 추격했고, 대타 강병식이 3루타를 터뜨리며 순식간에 1점 차로 좁혔다. 이어 전준호가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키며 6대 6 동점을 만들었다.

이 시점에서 삼성의 마운드에는 임창용이 있었다. 그는 4회 1사 이후 전병호를 이어 등판했는데, 정규시즌 내내 ‘수호신’으로 불렸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2차전에 이어 두 번째 등판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제구가 흔들리며 4실점을 허용, 경기의 흐름을 현대 쪽으로 완전히 넘겨주었다. 그 결과, 왜 시리즈 초반 등판이 제한되었는지를 스스로 증명하는 경기로 남았다.

동점을 만든 현대는 필승조 신철인과 마무리 조용준을 차례로 투입해 삼성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고, 삼성 역시 권혁, 박석진 등 계투진에 이어 9회말에는 다음 경기 선발 예정이던 배영수까지 동원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그러나 9회말 현대의 공격이 끝난 시점이 밤 10시 16분이었고, KBO의 4시간 제한 규정에 따라 경기는 그대로 무승부로 종료되었다.

이날 경기 초반에는 진기록이 연이어 나왔다. 1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양준혁의 타구가 1루수 이숭용에게 라인드라이브로 잡히며 한국시리즈 최초의 삼중살이 나왔고, 1회말에는 삼성 투수 전병호가 1루 주자 클리프 브룸바를 견제하는 틈을 타 3루 주자 전준호가 홈으로 쇄도, 한국시리즈 최초의 홈스틸을 성공시키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8차전

10월 30일 -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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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구는 2003년 영등포역 사고 현장에서 인명을 구한 철도원 김행균 씨가 맡았다.

사상 최초로 열린 한국시리즈 8차전은 2차전의 무승부로 인해 추가된 경기였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삼성은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선공, 현대는 하얀색 유니폼을 입고 후공으로 나섰다.

이날은 1차전과 4차전에서 맞붙었던 두 에이스, 배영수(삼성)와 마이클 피어리(현대)가 세 번째로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2회말, 현대의 심정수가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선취점을 올렸다. 그러나 3회초, 삼성은 강명구의 볼넷 출루에 이어 김종훈이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경기를 2대 1로 뒤집었다.

하지만 1회초부터 불안한 기류가 있었다. 현대의 선발 마이클 피어리가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으로 조기 강판되면서 마운드가 흔들렸고, 반대로 배영수는 호투를 이어가며 경기의 흐름을 삼성이 가져오는 듯했다. 그러나 야구는 끝까지 알 수 없었다. 삼성은 김종훈의 홈런 이후에도 4회말 1사 1·3루, 5회 무사 1루, 6회 2사 1·2루 등 세 차례의 득점 찬스를 모두 놓치며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결국 불안한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7회말, 현대의 전근표가 배영수의 5구째 공을 받아쳐 우월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순간 배영수는 마운드 위에서 글러브를 내던지며 분노를 표했고, 굳은 표정으로 외야를 외면했다. 다음날 그는 인터뷰에서 “타구가 넘어간 외야 쪽은 쳐다보기도 싫다”고 말하며 당시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대는 이후 8회초에 마무리 조용준을 투입해 남은 1점을 지켜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상열은 1차전부터 8차전까지 모든 경기에서 등판하며 시리즈 내내 마운드에 오른 유일한 투수로 기록되었다.

9차전

11월 1일 -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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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구는 1995년 슈퍼 엘리트 모델 선발대회 출신 배우 한고은 씨가 맡았다.

현대는 오재영을, 삼성은 김진웅을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시작 약 1시간 전인 오후 4시 20분,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보통이라면 경기 연기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미 사상 초유의 9차전까지 이어진 상황이었다. 원래 2004년 11월 2일에 예정되어 있던 최우수선수·신인상·부문별 수상자 시상식도 한 차례 연기된 상태였다. 당시의 무승부 재경기 규정 탓에, 경기를 미뤄도 또다시 무승부가 나올 수 있었고, 게다가 9차전에서 삼성이 승리하면 최소 한 경기 더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결국 경기는 강행되었다.

비가 그치지 않은 채 시작된 경기. 노게임 선언을 고민하던 순간, 1회말 삼성의 김한수가 적시 2루타로 먼저 1점을 뽑았다. 그러나 2회초 현대가 폭발했다. 타자 일순하며 무려 8득점을 올린 것이다. 이숭용의 볼넷과 전근표의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박진만의 적시타와 채종국의 2타점 2루타가 터지며 세 점을 뽑았다. 이어 1사 2루에서 송지만과 전준호의 연속 안타, 그리고 포수 진갑용의 2루 악송구가 더해지며 점수는 4점 차로 벌어졌다. 이후 클리프 브룸바의 볼넷과 심정수의 2루타, 양준혁의 1루 수비 실책이 겹치며 추가로 3점을 더 내 8대 1로 달아났다. 정규시즌이나 플레이오프였다면 노게임 선언이 가능했겠지만, 한국시리즈의 최종전이자 우승팀이 결정될 경기를 멈출 수는 없었다.

삼성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4회말 1사 만루 찬스를 만들며 오재영을 강판시켰고, 김종훈의 2타점 적시타와 김한수의 적시타로 3점을 만회해 8대 4로 추격했다. 6회말에는 선두타자 조동찬이 3루타를 치고 박한이의 내야 땅볼로 득점하며 3점 차까지 좁혔다.

8회말, 다시 찾아온 기회에서 삼성이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무사 1루 상황에서 대타 박종호가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대주자 강명구가 치명적인 주루 실수를 저질렀다. 후속타자 조동찬의 우전 안타 때, 3루에 멈춘 선행 주자를 보지 못하고 3루로 달리다 우익수 심정수의 송구를 받은 유격수 박진만에게 태그아웃되고 말았다. 그 여파로 이어진 박한이의 2루수 땅볼로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의 마무리 조용준은 8회말 8대 5 상황에서 등판해 1점을 내줬지만, 끝내 경기를 수습했다. 9회말 빗줄기가 굵어지는 가운데서도 마운드를 지켰다. 1사 1·2루에서 로페즈를 삼진으로 잡고, 신동주의 유격수 플라이 타구를 박진만이 놓치며 1점차로 쫓겼지만, 마지막 타자 강동우의 1루 땅볼을 이숭용이 침착하게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렇게 현대는 8대 6 승리와 함께, 팀 창단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 그리고 마지막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남기며 2004년 한국시리즈의 대장정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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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중계

자세한 정보 방송 채널, 캐스터(한국시리즈 차전) ...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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